퇴직연금을 가입할 때 원리금보장상품만 선택했다면, 장기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같은 기간, 같은 회사에 다녀도 수익률 차이가 수천만 원까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은 DC(확정기여형)와 DB(확정급여형)로 나뉘고, 각각에서 굴러가는 돈을 어떤 상품에 넣느냐에 따라 최종 수령액이 결정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가입자가 '원금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원리금보장상품에만 몰려 있다는 점이다.
원리금보장상품만 고집하면 연 1~2% 수익률에 묶이지만, 실적배당형(원리금비보장) 상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연 5~10% 이상도 가능하다. 차이는 30년 뒤 수억 원으로 벌어진다.
어쩌다 이걸 보게 됐나
퇴직연금 통계를 보면 가입자의 70% 이상이 원리금보장상품에 적립금을 넣어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 제공현황'을 보면, 대부분의 금융사가 예·적금, 보험 등 안전한 상품만 기본으로 제시한다.
문제는 직장인이 가입할 때 '원리금보장'과 '원리금비보장' 중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회사 인사팀이 기본 설정을 원리금보장으로 해두는 경우가 흔하고, 별도 안내가 없으면 그냥 넘어간다.
실제로 통합연금포털의 비교공시를 열어보면, 같은 기간 원리금보장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연 1~2%대인 반면, 실적배당형 펀드는 연 5~8%를 기록한 사례가 적지 않다.
따져보니 이랬다
퇴직연금에서 수익률이 갈리는 핵심은 '원리금보장 vs 원리금비보장' 선택이다. 원리금보장상품은 예금자보호가 되고 원금이 까일 걱정이 없지만, 금리가 시장 상황에 따라 낮게 고정된다.
반대로 원리금비보장상품은 펀드, ETF, TDF 등에 투자한다. 원금 손실 위험이 있지만, 장기 투자 시 원리금보장을 크게 웃도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퇴직연금은 장기 적립이 기본이므로 시간을 활용한 복리 효과를 보기에 유리한 구조다.
주의할 점은 모든 실적배당형 상품이 좋은 성과를 내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운용사, 펀드 구성, 시장 타이밍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은퇴가 임박한 시점이라면 원리금보장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퇴직연금 비교공시'에서 같은 유형의 상품별 수익률을 비교할 수 있다. 1년, 3년, 5년 수익률을 함께 보면 장기 성과를 가늠하기 쉽다.
나만 이런 게 아니었다
주변에 물어보면 '퇴직연금은 그냥 회사에서 알아서 넣어주는 건 줄 알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DC형 가입자 중 직접 운용지시를 내리는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가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간정산이나 중도인출 제도를 모르는 경우다. 퇴직연금은 주택 구입, 전세자금, 의료비, 개인회생 등 일부 사유에 한해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이 조건을 몰라서 무조건 만기까지 묶어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또 '미청구 퇴직연금' 조회 서비스를 통해 이전 직장에서 쌓아둔 적립금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퇴직할 때 받은 돈만 챙기고 그전 회사 적립금은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의외로 흔하다.
그래서 나라면
첫 번째로 할 일은 통합연금포털에서 내 퇴직연금 계좌의 상품 구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 제공현황' 메뉴에서 현재 가입된 상품의 종류와 수익률을 바로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은퇴 시점까지의 기간을 고려해 원리금비보장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다. 30~40대라면 실적배당형 비중을 50~70%까지 높이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
50대 이후라면 안전성을 우선해 원리금보장 비중을 높이는 게 낫다.
세 번째는 분기별로 1~2회씩 수익률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상품을 변경하는 것이다. 퇴직연금은 중간에 갈아탈 수 있고, 운용사도 바꿀 수 있다.
단, 일부 상품은 중도환매 수수료가 있을 수 있으니 약관을 확인해야 한다.
퇴직연금 상품 변경은 회사 인사팀이나 금융사 지점을 통해 가능하지만, 운용지시는 가입자 본인이 직접 내려야 한다. 회사가 대신 해주지 않는다.
원리금보장만 고집하는 게 무조건 나쁜 선택은 아니다. 위험을 극도로 싫어하거나 은퇴가 코앞이라면 오히려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
다만, 장기 투자 기간을 활용할 수 있는 젊은 나이라면 '안전하다'는 이유만으로 낮은 수익률에 묶여 있는 건 분명 아쉬운 선택이다.




